길고양이 몽돌이가 부상당했다. 영역싸움하다가 된통당했는지?

어제 햇살이 따스하길래 길고양이 몽돌이를

파레트 위에 올려놓고 빗질을 해주었는데

이상하다 오른쪽 앞다리가

왼쪽보다 좀 부어있다.

 

 

벌에 쏘였나? 다쳤나? 가슴이 철렁

그것도 모르고 배를 쓸어준다고

앞다리 두 쪽을 잡고 손으로 상체를

들어올리니 녀석이 아픈지

처음으로 나를 살짝 깨물었다.

생전 발톱하나 세우지 않던 녀석인데,

긁어주고 만져주면 그저 좋아서

눈은 게슴츠레 침은 질질, 골골 소리를 

내던 몽돌이인데,

넥카라를 하고 있는 몽돌이

오후에 더 부은듯 해서 직원들에게

'울 길냥이 다친거같아요' 했더니만

그새 깊은 정이 들었는지

일단 동물병원 가보자고,

그런데 나보고 가란다.

하긴 지금 매출이 좋아 일이 밀린 상황이라

다른 사람이 차 끌고 가기엔 여의치않고

 

내일 갈까 했지만 역시나 내일도 바쁘고

몽돌이녀석 지금 아플텐데

내일 가는것도 신경쓰여,

초보인 내가 혼자 갔다오기로 결심했다.

케이지가 없어 임시방편으로

라면박스안에 녀석을 넣고

못나오게 테이프로 봉한 뒤

(숨구멍은 충분함)

차 안에서 어찌나 울어대고 난리법석을 피던지..

길은 잘못들고 내 지역이 아닌

도심지역은 첨 가보는지라..

어찌저찌 겨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우여곡절끝에 동물병원 도착.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며칠 전 다친 상처인데 털 때문에 못봤고

찢어진 다리 안에서 염증이 곪아 부었기 때문에

그제서야 내 눈에 띈것

 

아직 중성화를 못한 수컷이라 영역싸움에서

혹은 발정나서 수컷끼리 싸우다가

된통 물린건지, 머리에도 

구멍이 나 고름이 나고있다.

 

녀석 다른 길고양이들한테 된통

당한듯 하다.

이렇게 순딩순딩한 놈이 무슨 

똥배짱으로 거친 길고양이들하고

한판 붙은거냐.

 

다행이 뼈는 부러진곳이 없고,

그 와중에 병원에서 녀석은

의사선생님이 털을 밀고 상처부위에

소독약을 계속 뿌리면서 고름을 빼내어도

꽤 아플만도 한데

간호사님과 내가 머리와 엉덩이를 만져주니

그저 좋다고 눈을 게슴츠레 감고

꼬리끝만 살랑살랑거린다.

 

병원에서도 이렇게 순딩한 고양이를 봤나

몽돌이는 3대 덕을 쌓아야

만날 수 있는 순딩고양이임을 다시 확인했다.

 

의사선생님도 간호사님도 이런 고양이를 봤나~

츄르도 선물 받았다.

엑스레이도 가만히 잘 찍었고

아픈곳 눌렀을 때 아프다고 발톱 딱 1번 세우고

이후 아픈 오른발을 의사선생님에게

맡긴 채

붕대를 감아도~ 

소독을 해도~ 약을 발라도~

그 아프다는 항생주사를 맞아도 

얌전얌전 골골골

 

너무 얌전해서 "자니?" 하고 물어볼 정도.

의사선생님도 너무 얌전하게

치료를 받으니 '어이구이뻐~' 하시며

선물로 츄르를 먹주신다.

(몽돌이는 객관적으로 못생겼다)

 

치료는 얌전히 받고 앞다리에

붕대까지 감았으나

올 때 다시 라면박스에 넣고오니

역시나 안에서 난리부르스를 치고,

도착해서 열어보니

앞다리 붕대는 이미 벗겨진지 오래,

 

길고양이인지라 어쩔수 없이

혹시나 사고날까 싶어 넥카라는 

빼줄수 밖에 없었다.

 

오늘아침 무사히 저 멀리서

냐~~~~~옹~~~~~ 하고 

다친 몸이지만 무사히

찾아오는 녀석이 반갑다.

 

빨리 염증도 낫고 다시 건강하게

싸우지말고 매일매일 찾아오렴.

우리 창고 이사갈때

너도 함께 가야지

 

그리고 2월 녀석의 건강을 위해

다른 암컷고양이들을 위해

중성화를 접수할 예정이다.

 

아프지말고 건강해라 몽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