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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고구마 순 고구마 줄기 다듬기

빛고양이 2021. 10. 4.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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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모네 밭에 갔다 오신 엄마께서

또 고구마 순을 잔뜩 짊어오셨다.

 

어제는 내가 약속이 있어 외출 중이었고

돌아와 보니 또다시 큰 다라에 고구마순이 잔뜩!!!

 

보는 순간 아.....................

이걸 또 언제 껍질을 벗기나????

 

나는 원래 밭일을 싫어하고 움직이기 싫어하고

집안일하는 것도 안 좋아하는데

참 굼뜬 인간이로다.

 

또 한 보따리 싸온 고구마순을 보니 순간 한숨이..

그래도 토요일 저녁 먹고 앉아 한가닥 한가닥

고구마 순 껍질을 벗기는데

해도 해도 양은 줄지 않고 어깨와 목은 아파오고,

 

대부분 사무실에서 앉아 일하는 경우는

다 PC를 끼고 일을 하니 그만큼 

직업병으로 뒷 목은 무겁고 목과 어깨가 늘 아파있는데

집에 와서도 앉아서 이걸 까고 있자니

왜 이리 시간이 아깝고 또 아까운지,

 

 

이 많은걸 까는 시간에 그림이라도 더 그리던지

사무실에서 갖고 온 책이라고 읽던지

차라리 까 놓은걸 사서 드시지

인건비도 안 나오는 거

얼마나 한다고 몇 시간을 앉아서 이걸 까고 있는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하루 중 오전은 저 고구마순을 따와서 잎사귀 떼고

정리해서 오면 오후,

그 오후부터 저녁 밤늦게까지 해도 

다 못 까는 고구마순을 바라보자니,

너무나도 가기 싫은 회사를

3일간 쉬는 꿈같은 여유를 너 이 고구마순!!

너한테 시간을 뺏기는 게 너무나도 아깝다.

 

다 벗기고 나니 정말 많다.

그런데 오늘 또 잔뜩 갖고 오실 거 같은 불길한 예감.

 

어제저녁 너무 피곤하고 온 몸이 아파서

어무이~ 나는 그만 할래요~ 하고 씻고 일찍

잠자리에 든 시간이 고작  밤 10시 ㅎㅎㅎㅎ

체력이 왜 이렇게 됐을까?

 

그리고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자면서 눈을 뜨니

또다시 남아있는 고구마순.

아침 일찍 어머니께서 어느 정도 벗기시고

내 몫을 남겨두신 듯. ㅎㅎㅎㅎㅎ

오늘 휴일 8시에 잠이 깼길래

오늘은 오전에 뭐하고 오후에는 뭐하고

계획을 세워놨건만 (정정, 계획만 세워 놨지 실행한다는 얘기는 아님)

저리 내 할당량이 남았으니 해야지.

 

마지막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2회를 보면서

다 다듬고 나니 이런~!! 벌써 12시 오전이 

다 가버렸다.

아깝다.

 

덕분에 내 손톱과 손바닥은 시골 농사짓는 사람처럼

거뭇거뭇하게 고구마순 물이 잔뜩 들여 저 있고,

(고구마순은 손에 검은 물이 잘 들인다. 마치 나 농사꾼이요~~ 하는 거처럼)

 

오전은 고구마 줄기 벗기는 걸로  다 가고 가니

바로 점심시간. 점심 먹고 잠깐 쉬니

마치 하루가 날아간 듯한 이 아까운 기분은 뭐지?

 

어릴 때 일요일 오후 2시만 되면 내일 학교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휴일 2시만 지나면

기분이 나빠졌는데 ㅎㅎㅎ

쉬는 날 얼렁뚱땅 오전을 허투루 보내고

오후 2시만 되면 왠지 하루가 아깝고 짜증 나는 건

어릴 때나 나이 들어서나 다 똑같구나 ㅎㅎ

2시 이후부터는 계속 시계를 보며

어떻게 쓰지?? 몇 시까지는 잠깐 낮잠으로 휴식 취하고

몇 시까지는 책을 보고? 나름 계획만 세우고

실상은 유튜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의지박약 한 나 ㅎㅎ

 

이럴 때 격하게 이런 생각이 든다.

 

회사 안 나가고 돈 벌 방법은 없을까?

어디 돈 나오는 나무가 없을까?

나도 회사 안나가고 돈 벌고 싶다!!!

 

그나저나 이모님 밭에서 잔뜩 갖고 온 고구마순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텐데

그 많던 고구마순은 다 어디 갔을까?

반찬에 많이 올라온 기억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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