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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양이의 일상이야기
고구마 순 고구마 줄기 다듬기 본문
어제 이모네 밭에 갔다 오신 엄마께서
또 고구마 순을 잔뜩 짊어오셨다.
어제는 내가 약속이 있어 외출 중이었고
돌아와 보니 또다시 큰 다라에 고구마순이 잔뜩!!!
보는 순간 아.....................
이걸 또 언제 껍질을 벗기나????
나는 원래 밭일을 싫어하고 움직이기 싫어하고
집안일하는 것도 안 좋아하는데
참 굼뜬 인간이로다.
또 한 보따리 싸온 고구마순을 보니 순간 한숨이..
그래도 토요일 저녁 먹고 앉아 한가닥 한가닥
고구마 순 껍질을 벗기는데
해도 해도 양은 줄지 않고 어깨와 목은 아파오고,
대부분 사무실에서 앉아 일하는 경우는
다 PC를 끼고 일을 하니 그만큼
직업병으로 뒷 목은 무겁고 목과 어깨가 늘 아파있는데
집에 와서도 앉아서 이걸 까고 있자니
왜 이리 시간이 아깝고 또 아까운지,
이 많은걸 까는 시간에 그림이라도 더 그리던지
사무실에서 갖고 온 책이라고 읽던지
차라리 까 놓은걸 사서 드시지
인건비도 안 나오는 거
얼마나 한다고 몇 시간을 앉아서 이걸 까고 있는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하루 중 오전은 저 고구마순을 따와서 잎사귀 떼고
정리해서 오면 오후,
그 오후부터 저녁 밤늦게까지 해도
다 못 까는 고구마순을 바라보자니,
너무나도 가기 싫은 회사를
3일간 쉬는 꿈같은 여유를 너 이 고구마순!!
너한테 시간을 뺏기는 게 너무나도 아깝다.
다 벗기고 나니 정말 많다.
그런데 오늘 또 잔뜩 갖고 오실 거 같은 불길한 예감.
어제저녁 너무 피곤하고 온 몸이 아파서
어무이~ 나는 그만 할래요~ 하고 씻고 일찍
잠자리에 든 시간이 고작 밤 10시 ㅎㅎㅎㅎ
체력이 왜 이렇게 됐을까?
그리고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자면서 눈을 뜨니
또다시 남아있는 고구마순.
아침 일찍 어머니께서 어느 정도 벗기시고
내 몫을 남겨두신 듯. ㅎㅎㅎㅎㅎ
오늘 휴일 8시에 잠이 깼길래
오늘은 오전에 뭐하고 오후에는 뭐하고
계획을 세워놨건만 (정정, 계획만 세워 놨지 실행한다는 얘기는 아님)
저리 내 할당량이 남았으니 해야지.
마지막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2회를 보면서
다 다듬고 나니 이런~!! 벌써 12시 오전이
다 가버렸다.
아깝다.
덕분에 내 손톱과 손바닥은 시골 농사짓는 사람처럼
거뭇거뭇하게 고구마순 물이 잔뜩 들여 저 있고,
(고구마순은 손에 검은 물이 잘 들인다. 마치 나 농사꾼이요~~ 하는 거처럼)
오전은 고구마 줄기 벗기는 걸로 다 가고 가니
바로 점심시간. 점심 먹고 잠깐 쉬니
마치 하루가 날아간 듯한 이 아까운 기분은 뭐지?
어릴 때 일요일 오후 2시만 되면 내일 학교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휴일 2시만 지나면
기분이 나빠졌는데 ㅎㅎㅎ
쉬는 날 얼렁뚱땅 오전을 허투루 보내고
오후 2시만 되면 왠지 하루가 아깝고 짜증 나는 건
어릴 때나 나이 들어서나 다 똑같구나 ㅎㅎ
2시 이후부터는 계속 시계를 보며
어떻게 쓰지?? 몇 시까지는 잠깐 낮잠으로 휴식 취하고
몇 시까지는 책을 보고? 나름 계획만 세우고
실상은 유튜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의지박약 한 나 ㅎㅎ
이럴 때 격하게 이런 생각이 든다.
회사 안 나가고 돈 벌 방법은 없을까?
어디 돈 나오는 나무가 없을까?
나도 회사 안나가고 돈 벌고 싶다!!!
그나저나 이모님 밭에서 잔뜩 갖고 온 고구마순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텐데
그 많던 고구마순은 다 어디 갔을까?
반찬에 많이 올라온 기억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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